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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경계하라.

에세이

by James Lee. 2019. 9. 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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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직관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미 겪었던 문제를 다시 마주하는 것은 번거롭지만, 막막하진 않다.

어떻게 해야 할지 비교적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차가 쌓이면 경험에 기반하여 점점 더 많은 문제들을 직관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지식근로자들에게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경험이 많은 시니어 일수록 우대받는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신입에 비해 경력자들을 찾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


(그 때와 시대가 다르답니다..)


그러나 때로는 경험에 기반한 판단이 독이 될 수 있다.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데 대충 이랬었지.. 하고 퉁 쳐서 넘어가다 사고가 나기도 하고,

더 나은 해결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민 없이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제일 최악은 자신의 경험을 정답이라고 믿고, 새로운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인(특히 자신보다 경험이 적은)이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데 타당한 반론이 아니라 경험을 근거로 타인의 의견을 묵살해버리는 경우가 있겠다.

경험이 많을수록 직급도 높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은 자신의 한정된 경험 안에서만 사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이 정답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


경험에 기반한 고집은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본 드라마 체르노빌의 멍청한 책임자가 생각난다.

초반에 적절한 조치만 취했더라도 그런 대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텐데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를 일으켰고,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됬다.

사후 조치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진데,

사고 직후 긴급히 소개령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한 늙은 정치인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주민들의 대피를 막아버리고, 헌병대를 파견시키는 어이없는 의사결정을 한다.

(이후 이 정치인이 피난 행렬에 합류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디까지가 실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드라마에 묘사된 모습들은 그랬다.)

이미 겪었던 일에는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에도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에 기반한 고집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독이다.



세상 누구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은 있지만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특히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누구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나도 한 해씩 연차가 쌓일수록 내 업에 대한 가치관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두렵다.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지, 그래서 더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

그래서 의견을 제시할때도 내가 틀릴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을때도 최대한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다행히도 나는 지금 충분히 존경할 만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되, 타인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매해 계속 성장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성장은 새로운 것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할 때 멈추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이런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로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



커피 한잔은 큰 힘이 됩니다. :)커피 한잔은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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